일상력 챌린저. 일상에서 작은 습관이나 도전을 계속해 나가는 사람을 일컫는다. 윤준은 3년차 직장인자, 일상력 챌린저다. 4년 동안 해온 도전들만 26가지에 이른다. 그 도전의 과정들을 고스란히 담아 유튜브 채널 ‘한국타잔'에 업로드하며 많은 공감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도전 유튜버'를 하기 위해 이런 도전들을 시작했던 건 아니다. 스물넷 취준생 시절, 뭘 해야 할 지 막막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도무지 알 수 없어 무기력했던 어느 날 무작정 시작해 봤던 일상의 작은 도전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거창한 목표도, 큰 성공도 어떻게 이뤄야 할지 몰랐지만 그저 짧고 작은 목표들을 만들어 했던 매일의 도전이 내 삶을 내가 주도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줬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평생 나를 알고 싶어 하고, 나다운 삶의 방향을 찾는 방법을 찾아 헤매지만, 어쩌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일상 속에 있었을지 모른다. 그게 뭐든 일단, 해보는 것.

글 | 이혜민


#작은 도전들이 모이면

이번 달에 저희가 일상력에 대해 이야기 중인데요. 윤준 님이야말로 지금까지 일상 속에서 다양한 도전들을 해오고 있는 일상력 챌린저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만나보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어떤 도전들을 해 왔나요?

굉장히 많은데요. 한 달동안 매일 여섯 시에 일어나기부터 시작해서, 매일 물 2L 마시기, 매일 일기 쓰기, 매일 명상하기, 매일 요가하기, 턱걸이 10개 도전하기, 12Km 마라톤 도전하기, 복근 만들기, 매일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니기, 5초의 법칙 실천해보기 또 뭐가 있었더라… 저도 많아서 잘 기억이 안나네요.(웃음) 

이런 도전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게 계기가 있으셨나요?

첫 시작은 그냥 저의 모습을 기록해놓고 싶어서 시작한 거였어요. 스물 네 살, 12월, 4학년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죠.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야 갑자기 어떻게 살아야될 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될 지도 잘 모르겠고, 그에 앞서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시기였어요. 해답을 찾지 못하다보니까 무기력함이 찾아오더라고요. 늦게까지 술 마시고 무너진 일상을 살다가, 이대로는 안되겠더라고요. 뭔가 달라져보자는 생각을 하고 휴학을 했어요. 하지만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뭐 부터 공부해야할지 여전히 막막했죠. 그렇다고 당장 취업 준비는 못할 것 같고, 일단 생활 패턴이라도 제대로 잡아보기로 했어요. 좀 일찍 일어나보자. 근데 무작정 일찍 일어나겠다고 하면 못 지킬 게 뻔하니까, 한 달 동안만 여섯 시에 일어나보자. 영상으로도 남겨보자. 이런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 영상 저도 봤어요. 굉장히 인기가 많았잖아요. 

맞아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죠. 처음엔, 이걸 본다고? 남이 6시에 일어나 미라클모닝 하는 이 재미 없는 걸 보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저와 같은 사람이 많다는 걸 느끼고 그때부터 계속해서 도전을 하게 됐어요. 

아마도 바로 그 부분에서 공감을 얻지 않았을까 싶어요. 뭐부터 해야할지 모를 무기력한 상황에서 일단 내 일상부터 챙겨보려는. 특히 그 도전들이 굉장히 소소한 것들이잖아요. 그중에서 저도 해볼 수 있겠다 싶었던 건, 뭔가를 하는 도전이 아닌 ‘안하는’ 도전이었어요. ‘인스타그램 안하기’ 라거나 ‘커피 안마시기’ 같은. 실제로 해보니까 어떤가요?

음… 실제로 해보면 뭔가 새로 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게 훨씬 어려워요. 이게 관성이 있어서 그런지 쉽지 않더라고요. 특히 저는 커피 끊기가 그렇게 힘들더라고요. 영상으로 아직 올리진 않았지만 ‘술 끊기'도 했었거든요. 이런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그런 ‘안하는 도전’을 한 이유는 뭐였어요?

여러가지 도전들을 하면서 그 무기력함이 조금씩 극복은 됐는데,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무력감이 찾아오더라고요. 왜 그럴까 저를 되돌아봤더니,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게 인스타그램인 거예요. 한 시간씩이나 보고 있더라고요. 이거 안 되겠다 싶어서 과감하게 인스타그램을 지워봤었는데, 생각보다 없이 지낼 만하더라고요. 없어도 되는 거였던 거죠. 

근데 커피 같은 경우에는 정말 쉽지 않았어요. 특히 요즘 직장인 분들은 커피 없이 못 살잖아요. 커피 수혈이라고 할 정도로. 저도 그랬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한 잔, 출근하면서 한 잔, 중간에 피곤할 때 또 한 잔, 저녁에도 마시다보니까 생활패턴이 많이 무너졌었어요. 밤에 깊게 잠들지 못하고 아침에 눈 뜨면 피곤하고, 피곤하니까 다시 커피를 마시는 악순환이 반복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이런저런 도전 많이 해봤는데 이게 뭐 어려울까?’ 하고 시작했는데, 3일 만에 포기하고 싶더라고요. 그래도 2주 동안 꾹 참고 안 마셔봤더니 다시 생활 패턴이 돌아오고 숙면을 하면서 컨디션이 회복 되는 걸 느꼈죠.

그럼 지금도 커피는 안 마시는 건가요?

아니요.(웃음) 굉장히 의미 있는 도전이었지만 두 번 다시는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그때보다는 확실히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시지 않게 돼서 마시는 횟수가 많이 줄었고 수면 패턴도 건강하게 유지 중이에요.

계속 하지 않더라도 잠시 거리를 두는 것도 건강한 일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거네요. 윤준님이 했던 도전의 특징 중 또 하나가, 외부에 있던 관심을 나에게 다시 집중한다는 거였어요. 앞서 말했던 ‘인스타그램 지우기’도 그렇고, ‘매일 같은 옷 입기’ 같은 도전도 인상적이었거든요. 실제로 어떤 변화를 느꼈나요?

사실 처음에 그 도전을 시작했던 건, 매일 같은 옷만 입으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에 흥미가 생겨서 였어요. 마크 저커버그나, 스티브 잡스, 박진영 씨도 그런 얘길 했더라고요. 옷 하나로 그게 진짜 될까 궁금해서 또 바로 실천해봤죠. 무난한 옷 몇벌만 남겨서 한 달 동안 그것만 돌려 입어봤는데, 저는 생각보다 생산성이 엄청 높아지는 경험은 하지 못했어요. 대신 확실히 그걸 느꼈어요. ‘생각보다 사람들이 나한테 별로 관심이 없구나'. 거의 한 달 동안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그러다 나중에 이런 도전을 하고 있다고 얘기했더니 그제서야 ‘아~ 그랬던 것 같애. 요즘 검정색 옷만 입는 것 같더라' 하고 얘길 하는 거죠. 그걸 보면서 생각보다 내가 남들을 의식할 필요가 없겠구나 싶었어요. 내가 좋은 옷, 나한테 편한 옷 처럼 나의 만족을 조금 더 신경 쓰고 나 스스로에게 더 집중하는 게 낫겠구나. 그리고 오히려 그게 저의 아이덴티티가 되더라고요.

#뭘 할지 모르겠다면

대부분 이렇게 소소한 도전들이지만, 제가 느끼기엔 좀 힘들어보이는 도전들도 있었어요. 마라톤이라거나, 다리찟기, 턱걸이 10개 도전하기 같은. 그런 건 왜 하게 된 건가요?

사실 모든 도전을 할 때 꼭 거기에 의미가 있어야 하고 거창한 가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내가 해보고 싶으면 한 번 뛰어들어 보는 편이에요. 턱걸이 10개 도전하기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제가 예전엔 운동과 거리가 좀 멀었어요. 초창기 영상을 보면 많이 마르고 운동도 잘 못하고 그랬는데, 어느날 멋진 등을 갖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별 고민 없이 바로 턱걸이 기구 주문해서 ‘나 이거 될 때까지 한다’라는 심정으로 딱 10개를 목표로 정해놓고 시작했죠.  

한 번에 안 쉬고 10개를 하는 게 쉽지 않은가봐요? 어떤 식으로 하는 건가요?

네, 정말 힘들어요. 다른 도전들 같은 경우에는 한 달 동안 이런 걸 해보자 라는 식으로 기간을 정해두고 했는데, 턱걸이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한 개씩 점점 늘려가는 거예요. 근데 그게 하루에 한 개, 다음 날 두 개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지만 잘 안돼요. 좀 되다가 정체되고, 또 좀 되는 것 같다가 다시 정체되기 때문에 계속 해야 해요. 결국 73일 째에 10개가 되더라고요. 

와, 그래도 되긴 되네요?

되긴 되더라고요. 저도 몰랐는데 비포 에프터 사진을 찍어봤더니 등이 정말 좀 넓어져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이걸 하면서 저는 제 한계를 좀 뛰어 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또 느꼈던 게 뭐든 좀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냥 열심히 해보겠다는 정도로는 안되고, 내가 진짜 정복하고 싶은 목표를 딱 잡고 해야 되는구나 라는 걸 알게 됐죠.  

지금까지 해봤던 것들 중에서 생각보다 해보길 잘했다 싶고 나를 변화시켜 준 도전은 어떤 건가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도전이 있다면 매일 일기를 썼던 경험이에요. 일기라고 하면 어릴 때 숙제로 많이 해서인지 좀 거부감이 있잖아요. 근데 성공한 사람들은 꼭 일기를 쓴다고 하길래, 나도 한 번 해보자 싶었죠. 저도 초등학생 이후로 일기를 거의 안 써봤었기 때문에 첫 날에는 역시 어떻게 써야 될 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찾아봤더니 ‘하루 5분 아침 일기'라는 어떤 양식을 발견했어요. 지금 감사한 일은 무엇인지, 오늘 하루를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지 같은 질문에 채워보는 걸로 시작을 한 거죠. 그게 점점 익숙해지니까 나의 감정을 쓰기도 하고 오늘 내가 좀 부족했던 것들, 지나가는 생각들을 기록하기도 했어요. 쓸 때는 몰랐는데, 한 달 동안 썼던 기록을 다시 읽어보니까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라는 걸 그때 좀 알게 됐던 것 같아요. 내가 뭘 좋아하는 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누군가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늘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일기를 써보니까 자기 객관화가 되더라고요.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거죠. 나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될 지에 대한 힌트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도 기록을 열심히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역동적인 도전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것도 하시군요?

역동적 도전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많이 얻을 수 있는데 반해, 이렇게 일기 쓰기나 명상, 감사한 일 기록하기 같은 내면을 돌아보는 도전은 삶 전반에 대한 태도를 바꿔주는 것 같아요.

이렇게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일각에서는 일상 챌린지 문화에 대해서 너무 자기계발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더라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사실 저도 자기계발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은 해요. 제가 처음 ‘6시에 기상하기’를 도전했을 때, 6시에 일어났는데 막상 뭘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때부터는 무엇을 위해서 6시에 일어나는 것인지, 내가 무엇을 위해 이 도전을 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하고 가려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력 챌린지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한 달 동안 5시에 기상하기에 도전해 본 적이 있어요. 그 영상에 달린 댓글 중 하나가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유일한 차이점은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지나치게 더 우쭐댄다는 것 뿐이다' 라는 어떤 과학자가 한 말이었어요. 근데 저는 그게 바로 포인트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남들보다 일찍 일어났다, 내가 너네보다 낫다 같은 감정이 결국 자신감이고 성취감인 거죠. 물론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시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것 자체로 의미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매번 대단한 성취나 성공을 할 수는 없지만, 몇 시간 일찍 일어난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낼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우리가 뭘 해야 될지,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해답이 안 나오는 경우도 굉장히 많잖아요. 그럴 때는 일단 걸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캘리 최 대표님(영국 400대 부자)도 나락에 빠져 있다가 체력부터 길러야겠다고 생각하고 일단 걷기 시작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몸을 좀 움직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보고, 내가 하지 않았던 도전들을 해보는 것 그 자체가 또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런 말들 많이 하잖아요. ‘뭘 할 지 모르겠으면 체력부터 길러라'. 저는 무작정 자기계발에 돌입한다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오늘 잘 일어난 한 번의 자신감을 통해서 또 다른 어떤 것들을 해낼 수 있는 힘을 얻는 거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도전들을 계획하고 시도해보는 이유가 사실은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다는 게 가장 클 것 같은데요. 윤준님의 도전을 보면 하나를 한 달 단위로 계속 새로운 도전으로 넘어가는 식이잖아요. 1,2년 씩 길게 하지 않아도 습관이 되는지, 이렇게 짧게 끊어서 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1년, 2년 이렇게 목표 기간을 잡아버리면 어차피 못할 거예요.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고 제 의지가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버리면 부담감도 커져서 하기도 전에 자괴감에 빠지거든요. 그래서 기간을 짧게 잡고, 대신 이 기간 동안 만큼은 정말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해요. 한 달이라는 기간은 힘들긴 하지만 내가 노력한다면 할 수 있는 기간이거든요. 물론 한 달이 끝난다고 습관이 다 되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 점은 있어요. 내가 만약 그 도전을 다시 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 거침없이 다시 할 수가 있는 거예요. 제가 한 달 동안 명상을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내가 좀 스트레스를 받고 명상이 필요할 때는 그 한 달 동안 명상을 했던 경험 때문에 주저 없이 바로 명상을 해볼 수가 있는 거죠.

도전도 경험이니까, 경험한 게 많아지면 거기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는 거군요.

맞아요. 내가 필요할 때 바로 그걸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어요. 그걸 하기에는 한 달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그렇게 하다가 습관이 된 것들도 있어요. 하루에 물 2리터 마시기는 아직도 하고 있거든요. 처음엔 정말 어려웠어요. 화장실도 자주 가고, 물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느끼하거든요. 그런데 물을 많이 마시면서 피부도 괜찮아지고 컨디션도 좋아지고 소화도 잘되는 여러가지 변화를 직접 느끼면서 계속 지속을 해봤거든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습관이 되어서 의식하지 않고도 하루에 2리터는 가뿐히 마시게 됐죠.

도전해보지 않았다면 그냥 나는 원래 못 일어나는 사람이라고 치부했을 일을, 계속 해보면서 체질이나 습관을 넘어서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힘을 스스로 만들었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작심삼일도 여러번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된다는 거니까. 그런 게 바로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뜻이지 않을까 싶어요.  

맞아요. 안 해보면 모르거든요. 해보다 보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알게 되고, 살면서 내가 필요할 때 그때그때 꺼내서 활용할 수 있게 돼죠.

#실패가 끝이 아닌 이유 

많은 분들이 계획은 많이 하지만 정작 시작하기 망설여지는 이유가 ‘언젠가 실패할 것 같다'는 마음 때문인 것 같거든요. 윤준 님도 실패의 경험이 있나요? 

실패의 경험 너무 많죠. 제가 처음 한 달 동안 6시 기상하기에 도전했을 때, 저는 사실 ‘내가 한 달 동안 일어났다! 짠!’ 하고 완벽한 모습을 유튜브에 올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21일 차에 8시 반인가 일어났거든요. 그때는 채널도 아직 만들기 전이었고, 그냥 그만 하면 끝이었어요. ‘아 실패했네? 역시 이건 안 되는 거였나?’ 하고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제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했던 이유가 있어요. 제가 1일차부터 20일차까지의 과정을 다 영상으로 기록을 해놨었거든요. 그걸 하나 하나 보는데, 한 번의 실패는 되게 별 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3주나 잘 해 왔는데, 한 번 쯤 넘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했고 그 과정까지가 제 첫 도전이 된 거거든요.

저는 약간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인지, 하다가 중간에 실패하면 ‘이럴 바엔 하지 말자’ 하면서 무효화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래서 끝까지 못한 게 많아요. 

저는 실패하는 걸 너무 걱정하지 말고, 대신 기록을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성공했던 기록들을 나중에 보면,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되거든요. 사실 남이 한 건 별로 동기부여 안 되잖아요. 근데 내가 성공을 했던 경험을 되돌아보면 훨씬 큰 동기부여가 돼요. 요즘에는 타임스탬프 앱으로 찍어 놓는다든지, 블로그에 도전기를 기록한다든지 간단히 기록할 수 있는 도구가 많잖아요. 

그래도 많이 해보면서 노하우도 생겼다고 하셨으니까, 뭔가를 처음 도전할 때 실패를 좀 줄이면서 목표달성할 수 있는 장치가 있을까요?

저는 시각화하는 걸 추천해요. (트레킹 달력을 보여주며) 이건 제가 예전에 바디프로필 준비할 때 썼던 건데요. 어떤 운동을 할 것인지 쓰고, 했으면 동그라미, 안했으면 그냥 놔두는 식으로 체크하는 거예요. 이렇게 시각적으로 나의 목표나 진행 상황들을 체크해놓으면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가 보여요. 그리고 이 칸들이 동그라미로 채워질 수록 자신감도 생기고, ‘내가 이 만큼 해왔는데 더 이어갈 수 있겠구나' 하는 힘이 생겨서 저는 항상 어떤 도전을 할 때마다 이걸 벽에 붙여놓거든요. 제 눈에 계속 보이게 해야 잘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챌린지 문화의 특징이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한다는 거잖아요. 윤준 님도 구독자분들과 같이 챌린지를 하신다고 들었어요. 그건 어떤 건가요?

'챌린지 윗 타잔'이라는 카페가 있어요. 주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으신 분들을 모아서, 기상 인증을 해요. 제가 먼저 ‘DAY 1, 몇날 몇일, 기상 인증’이라고 게시글을 달면, 댓글로 몇시에 일어나셨는지 본인들이 타임스탬프를 찍어서 올리고 서로 격려와 응원도 해주고 동기부여도 받고 하는 작은 커뮤니티예요. 

그런 식으로 요즘 챌린지 커뮤니티라거나 목표달성 플랫폼을 통해서, 예전에 서로 운동을 만나서 했던 것처럼 랜선으로라도 연결되서 같이 하려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같이 하면 좋은 게, 누가 봐주는 사람이 있는 거잖아요. 또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내가 거기에 소속됨으로써 그걸 성취해나가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런 사람들과 좀 동화되는 게 있거든요. 의지는 좀 약하지만 도전의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받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챌린지 플랫폼이 꺼려지는 이유가, 서로의 달성률이 보이잖아요. 그러다보니 거기서도 경쟁을 해야하나 하는 회의감이 좀 있거든요. 경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챌린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실 저도 돈을 건다든가 달성률에 치중된 챌린지보다는, 각자가 이 도전을 통해서 어떤 것을 변화하고 싶은지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함께 하면 좀 더 건강하게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을 마시고 인증하고 끝이 아니라 이걸 통해서 내가 어떻게 컨디션이 좋아졌는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같이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늘 인터뷰를 보고 뭔가 하고 도전해보고 싶어진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여러분! 여러분은 이미 정답을 알고 계세요. ‘아 뭐 해야 되는데, 나 이제 좀 시작해야 되는데' 라고 생각하셨던 것들 분명히 있을 겁니다. 고민은 충분히 하셨거든요. 이제는 행동할 때가 됐어요.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로또를 사지도 않으면서 로또 1등 당첨됐으면 좋겠다고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 근데 일단 로또를 사야 당첨이 되든 말든 하는 거거든요. 변화하고 싶다면 작은 거라도 좋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부터 소소하게 도전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Don’t think, Just d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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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준이 추천하는 ‘일상력’을 위한 도구

interviewee 윤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외국어 교육 회사에서 콘텐츠 마케터로 일했다. 내가 잘하는 것과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끝에 창업가의 꿈을 발견하였으며, 그 목표를 위해 현재는 인테리어 플랫폼 회사의 전략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졸업을 앞둔 휴학생 시절 나태해진 일상을 반성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기록해두고자 유튜브를 시작했다. 한 청년의 작은 도전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고, 현재 유튜브 〈한국타잔〉 채널을 운영하며 끊임없이 도전해나가는 중이다..

interviewer 혜민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스토리파인더'라는 직종을 스스로 붙여주었다. 직장인으로 6년, 프리워커로 6년째 살고 있다. 서른이 되던 해 결혼식 대신 짝꿍과 산티아고 순례길 900km를 42일간 함께 걷고 돌아와 부부이자 동료가 되었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900KM를 꾸리고 책과 영상을 넘나들며 새로운 선택지를 탐구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인터뷰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을 운영하며 동명의 인터뷰집을 펴내는 에디터이자 작가.

𝘽𝙀𝙏𝙏𝙀𝙍 𝙉𝙊𝙍𝙈𝘼𝙇 시리즈는 뉴노멀보다 더 나은 일과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매달 새로운 주제, 매주 새로운 인터뷰로 찾아옵니다.



*본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900KM에서 제작한 콘텐츠로, 저작권법 보호조치에 따라 무단전재 및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