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der's Interview] #3. 출판 편집자의 희노애락


출판 편집자라는 직업의 희노애락

Interviewer | 파인더 승원
❇Interviewee | 파인더 소빵호빵 


안녕하세요, 이제 막 20대가 된 '승원'입니다. 대학교 신입생이고, 2023년부터 사이드 프로젝트로 고3의 단상을 전하는 뉴스레터 '승원의 고단상'을 연재하고 있어요. 4년 전, 글 쓰는 직업은 작가만 있는 줄 알았던 시절에 '출판 편집자'란 직업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이후 유유히 출판사 대표님이신 이지은 편집자의 <내 인생도 편집이 되나요>를 읽으며 이 직업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는데요. 그때부터 작가가 하는 일 바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작가가 책을 내기 위해서는 편집자와 협업을 해야 하잖아요. 편집자의 시선에서 보는 출판 업계라든지, 일을 하실 때 느끼는 애로사항 등 출판 업계의 전반적인 것들이 궁금했습니다.


인터뷰이 '소빵호빵' 어떤 사람인가요?

4년 차 출판 편집자예요. 고등학교와 대학교 전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지만 처음부터 편집자가 꿈이었던 건 아니어서 학부 때는 뷰티 브랜드 서포터즈, 씨네21 대학생 기자, 영화제 스탭, 대학내일 인턴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했고, 졸업 후에도 하고 싶은 게 없어 프랑스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고 해요. 그러다 팬데믹이 찾아오면서 안정적인 직업을 찾게 되었고, 인문·역사·경제 분야의 단행본을 출간하는 출판사에서 2년, 현재는 문학편집자로 일하고 있어요. 동시에 독립출판물을 출간한 작가이자, 팟캐스트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 독립출판물 <우리가 서로를>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299096 

■ 브런치 <일기떨기> https://brunch.co.kr/@brunchz1fp

■ 팟캐스트 <일기떨기> https://www.podbbang.com/channels 


 

에디터라는 직업이 글을 쓰기도 하지만 편집을 하기도 하는데, 제가 작가를 꿈꾸고 있어서 편집자의 관점이 궁금했어요. 또 제가 관심있는 분야에 에디터 선배를 한 분쯤 만들고 싶어서 용기내어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 인터뷰 1분 요약

  • 출판 편집자가 될 수 있는 방법 4가지
  • 현업 출판 편집자가 말해주는 '편집자가 하는 일'
  • 출판 편집자의 장점과 단점
  • 출판 편집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출판 산업의 미래'


📒 Part 1. 편집자가 되고 싶나요?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단행본 편집자 4년 차인 소빵호빵입니다. 인문 · 역사 ·경제 분야의 책을 출간하는 종합출판사에서 2년 근무하고, 지금은 이직 후 시, 소설, 평론, 에세이 등 한국문학 도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Q. 원고 교정교열 외에 편집자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A. 단순한 교정교열 외에도 도서 기획, 디자이너와 표지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하고, 북토크 사회를 보기도 하고, 마케팅, 보도자료 작성, 때에 따라 온라인 서점에서와의 미팅 및 협업까지. 책 제작과 관련된 다양한 일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책이 만들어지는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단행본 편집자의 일에 관한 전반이 궁금하시다면 이옥란, 『편집자 되는 법』, 유유, 2019. 을 추천드립니다. 

이전 직장에서는 마케팅 업무도 했었습니다. 카드뉴스, 온라인 MD 분들께 홍보 메일도 보냅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SNS,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해 홍보를 합니다. 

 

Q. 편집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A. 예비 출판인을 위한 교육 기관은 아래와 같이 있습니다.

  • 서울출판예비학교 : 국비 지원 프로그램. 상반기 모집해서 12월가지 다니고 추후 출판사 블라인드 면접을 보기도 합니다.
  • 한겨레교육 : 출판 분야에 관한 다양한 유료 프로그램이 있어서 선택 수강 가능해요.
  • 채용 공고 사이트에서 찾아보기도 합니다.
  • 그 외 관심 있는 출판사의 SNS 계정이나 홈페이지를 참조

출판인 양성소가 있긴 하지만, 무작정 수업을 듣기보단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합니다. 편집자가 되기 위해서 어떤 특정한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풍부한 지식이 있는 것보단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그걸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출판이란 게 사회의 현상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서울출판예비학교는 교육과정이 끝나면 다양한 출판사에 수료자의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를 보냅니다. 자료를 보낸 출판사에서 블라인드 면접을 보기도 합니다. 서울출판예비학교 과정이 취업률이 높긴 하지만, 나에게 이 직업이 맞을 지 가볍게 들어보는 데엔 한겨례교육 같은 사설 기관 교육이 좋습니다.

저 역시 별다른 교육을 듣지 않았는데, 첫 직장의 경우 기자단 활동, 워홀 경험 등 자기 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책 만드는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틀에 박힌 교육 과정을 밟기보단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게 매력적입니다. 그 외에 추천하고 싶은 건 제2외국어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인데요. 이건 저도 미처 놓친 부분이고 앞으로 기르고 싶은 역량인데 꼭 해외문학, 해외도서 편집자가 아니더라도 외국에 능력이 있다는 건 충분히 가산점이 되고 더 다양한 경험을 하는 발판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 Part 2. 편집자의 희노애락


Q. 작가는 어떻게 섭외하시나요?

A. 이건 회사마다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지금 있는 회사에서는 신춘문예, 문예지, 웹진 등 이제 막 데뷔한 신인 작가들을 살피고 청탁 및 계약을 넣기도 하고요. 에세이나 여타 기획 출판의 경우 브런치 작가상 외에 브런치를 보고 기획서를 넣기도 하고, 인플루언서를 컨택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는 외서도 다루었기에 아마존 해외 도서 코너에서 근래 관심을 모은 영미 도서를 살피기도 하고, 에릭양, KCC와 같은 국내 에이전시의 뉴스레터를 통해 관심 있는 도서를 오퍼 넣기도 합니다. 


Q. 편집자도 인디자인을 활용하나요?

A. 출판계에선 편집자와, 디자이너, 마케터 등 다양하게 분업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편집자가 인디자인 편집을 하는 게 아니고, 편집자가 원고를 마치면 디자이너에게 전달해 인디자인 상에서 원고를 배치하고 디자인을 합니다. 작가가 편집자에게 원고를 보낼 땐 한글 파일이나 워드 등 텍스트 파일로 보내주십니다. 받아서 정리를 좀 한 다음 디자이너에게 *조판을 요청을 합니다. 인디자인으로 책의 꼴을 만드는 겁니다. 그걸 출력해서 교정지로 교정을 보고, 디자이너가 교정지를 보며 인디자인으로 수정을 합니다. 표지 디자인도 인디자인으로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판 : 책의 꼴에 맞게 파일을 만드는 것.  


Q. 편집자로 일하면서 보람찼던 일이 있나요?

A. 작가의 첫 책을 만들 때가 가장 보람이 있습니다. 첫 책을 출간하는 경험은 다시 올 수 없는 것이고 그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냈을 때는 쉽사리 잊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해에는 시인의 첫 시집을 두 권, 소설가의 첫 소설집을 한 권 작업했는데 모두에게 처음은 있는 법이고 그 순간을 내가 함께했다고 생각하니 뿌듯했습니다.


Q. 편집자와 협업할 때, '이건 좀 조심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이 있나요?

A. 이 역시 사람마다 예민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다 다를 거라 짐작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작업을 하면서 불쾌하거나 당황스러웠던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직 경력이 짧기도 하고요. ㅎㅎ) 꼭 편집자와 작가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당연히 기본적으로 조심해야 하는 일들은 성인이라면 인지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선에 대해 고민하지 않거나 그 미묘한 경계를 마음대로 넘으려는 사람들은 제 선에서 커트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시 되지 않았습니다. 

 

Q. 편집자의 장점과 애로사항이 궁금합니다.

A. 보통 책 한 권의 작업 시간이 정해져 있고 편집자는 다양한 책을 만나기 때문에 일의 권태로움을 느낄 겨를이 없는 듯합니다. 물론 연차가 쌓이고 일이 반복되면 질리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다른 회사에 소속된 적은 없지만, 편집자는 꽤 주체적으로 자기 일을 하는지라 보람도 힘듦도 두 배인 것 같습니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출판 일 역시 정년이 짧다고들 합니다. 일의 지속성과 발전 가능성 면에서 고민이 될 때가 많습니다.


Q. 사양산업인 출판 업계에서 계속 책이 출간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출판 업계는 ‘단군 이래 가장 불황’이라는 말이 매년 정설처럼 전해진다고 하는데요. 출판이 사양 산업이라 말하는 데는 ‘노동 환경의 불안정성’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랜 경력을 가진 선배가 후배를 양성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계속 신입만 들어오는 형국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는 기술의 발전과는 무관한 얘기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내 책 하나 쯤 갖고 싶다는 마음이 있더라고요. 독립출판계도 정보 전달이나 자기계발보단 에세이나 개인 일러스트인 경우가 많잖아요.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역사는 계속될 것이고 이에 따른 기록과 창작에 대한 욕구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노동환경이 개선된다면, 출판 시장이 더욱 다양화된다면 이 산업은 더 다양하게 뻗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Part 3. 인터뷰를 통해 찾은 힌트 & 나의 NEXT

인터뷰를 끝내고 정리하며 '인간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고, 기록과 창작 욕구는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란 문장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되돌아보면 저도 기록을 하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책으로 엮어보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거든요. 독립출판계든 기성출판계든, 에세이든 자기계발 분야든 결국엔 사람들 사는 이야기인거고, 누군가에겐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nterviewer & Editor | 파인더 승원

"나답게 일하고 싶은, 에디터 꿈나무"

올해 대학교 신입생이 된 승원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제 생각의 단편들을 써내려 가는 뉴스레터 '승원의 고단상'을 연재 중이에요. 요즘은 '어떻게 나답게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나날들의 연속입니다. 꿈이 여러 개지만, 그 중 하나는 콘텐츠 에디터(매거진)예요. 좋아하는 매거진이 있어서 그 잡지사에 취직하거나, 지금 살고 있는 전주와 전북을 널리 알리기 위한 로컬 미디어를 창업할 지 고민하고 있어요. 취미로는 음악 듣는 걸 좋아하고요. 독립출판에도 관심 있어서 제 책을 만들어보는 게 목표입니다.

SNS 승원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eng__woni/

■'승원의 고단상' 뉴스레터 https://sengwoni-letter.stibee.com/ 


✳[파인더스 인터뷰집]이란?

나다운 일과 삶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파인더스클럽'에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인터뷰위크'에서 오고 간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나의 탐구 주제를 이미 경험해봤거나, 힌트를 줄 수 있을 것 같은 파인더를 찾아 1:1 인터뷰를 진행한 후 정리해둔 소중한 기록을 공유합니다.

파인더 인터뷰집에 등장하는 파인더들처럼, 다양한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어 나다운 일과 삶을 찾아나가보고 싶다면🍀파인더스클럽 시즌2 사전 알림을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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