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프로젝트로 퍼스널브랜딩 시작하기
❇Interviewer | 파인더 시는지
❇Interviewee | 파인더 문쥬빌레
안녕하세요, 환경에 진심인 지속가능성 큐레이터 '시는지'입니다. 본업은 국제금융기구에서 일하는 환경 컨설턴트인데 작년부터 갭이어를 가지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내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회사 밖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사이드잡인 '지속가능성 큐레이터'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시는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arrotganggg_/
그 과정에서 '사이드프로젝트를 통해 나를 어떻게 퍼스널브랜딩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자신의 삶과 사이드프로젝트가 별개가 아닌, 자신의 삶에 브랜드가 스며들어 그 자체로 퍼스널브랜딩을 이뤄내고 있는 파인더 문쥬빌레의 이야기를 발견했어요. 문쥬빌레님이 운영 중인 '수심티하우스 프로젝트'와 티(tea)에 대한 진정성에 관심이 갔고, 어떻게 브랜딩을 해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듣고 싶었어요.
인터뷰이 '문쥬빌레'는 어떤 사람인가요?
본업은 2년 차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고, 사이드프로젝트로 '방구석차실 - 수심티하우스'를 운영 중이에요. 고등학교 때부터 8년 이상 요리를 해와서 세계대회, 국제대회 수상 경력도 있고 국가공인자격증도 있어서, 지난 경력을 살려 수심티하우스를 통해 채소로 만든 티푸드와 티를 조화롭게 소개하는 티페어링 디렉터라는 부캐를 확장시키고 있어요. 차 한 잔에서 시작된 자기 발견과 브랜딩으로, 추후 웰니스브랜드 창업을 목표로 두고 있는 문쥬빌레님의 여정을 함께 돌아봤어요.
■'수심 티하우스' 브랜드 페이지 https://marred-market-628.notion.site/SOOSIM
■'수심 티하우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oosim_teahouse/
🔖 인터뷰 1분 요약
- 본업 이외의 부캐를 찾아 일로 발전시키는 법
- 좋아하는 취미를 사이드프로젝트로 만드는 법
- 사이드프로젝트를 나만의 브랜드로 확장시키는 과정
- 사이드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두 가지 태도
- 나만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팁
📒 Part 1. 취미로 새로운 부캐 만들기
Q. 수심티하우스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제주도 인턴생활을 위해 한 달을 머무르면서 쉬는 날마다 티하우스를 찾아가고 요가를 하러 다녔어요. 서울에 올라와서도 차를 마시러 다니고 싶은데 좋은 공간이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주변에 차를 좋아하는 또래 친구도 없었고요. '이렇게 좋은데 왜 다들 모를까! 왜 없을까!' 하면서 그냥 가볍게 만들었던 계정이 시작이었어요. 차를 마시는 순간을 기록하고 나누는 계정의 의미로는, “푸른 빛의 자유로움 속, 당신의 깊이로 헤엄치는 시간” 이에요. 차도 물과 같은 존재 잖아요, 그래서 차를 마시는 순간 동안은 나만의 상태와 마음에 집중하면서 자유롭게 향유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게 수심티하우스의 시작이었어요.
Q. '차(tea)'라는 취미를 어떻게 개인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수 있었나요?
A. 에너지의 기복이 있는 어린 시절의 저였는데, 좋은 기운을 유지시켜줄 수 있던 장치가 차였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점점 차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있거나 다도구를 사용하거나 하면서 찻집 탐방도 하고, 브랜드도 경험하러 다녔어요. 차는 정적인 것이라 생각했는데 색감, 맛, 향 등 다양성에 큰 매료가 되더라고요. 각종 티클래스도 찾아다니고 티 소믈리에 자격증도 취득하면서 기본적인 개념과 지식을 쌓아갔어요.
Q. 클래스 참여, 자격증 취득 외에 또 다른 활동을 경험하신 게 있나요?
A. 티하우스에서 차를 설명하고 고객을 응대하며 깊이 알고 싶어서 파트타임을 지원했는데, 너무 합격하고 싶어서 면접 때 ppt를 만들어갔어요. 지나고 보면 순간마다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티 오마카세, 티코스 업장, 티캡슐제조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브랜드와 콜라보, 메뉴개발, 인터뷰, 잡지촬영, 팝업행사,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티부문 결선까지 진출했어요. 부상 때문에 출전이 어려웠지만, 이 모든 경험들이 차에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든 길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파트타임 때는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모습마저 스스로가 너무 행복했거든요. 그 정도로 순간 순간을 차를 사랑했고, 더불어 티하우스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손님들까지 모두 비슷한 결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Q. 수심티하우스를 사람들에게 노출시킨 방법은?
A. 고유의 이름을 붙인 것들이 시작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차가 너무 좋으니까 이제 찻집뿐만이 아니라 하나씩 구매해서 집에서 마시기 시작한 ‘방구석 차실’ 이 그 시작을 끊었었죠. 어머니가 아프셨어서 어릴 적부터 건강의 소중함과 연결된 삶을 살아온 배경이 있거든요. 오랜 시간 요리를 공부해온 터라 이것들을 모두 결합해서 인스타그램에 #소영_채소일상으로 채소 음식을 자주 만들어 먹곤 했는데, 이걸 차와 함께 페어링하는 저만의 찻자리를 만들었어요. 수심티하우스 하면 ‘방구석차실’, ‘채소티푸드 페어링’ 의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작은 특색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아이덴티티가 생기니까 브랜드 협찬(차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브랜드들 또한)이나 콜라보도 들어오고, 제가 가진 가치로 차를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곤 했어요. 그러면서 인터뷰도 하고, 메뉴 개발자로서 잡지 촬영도 하구요, 점점 세상에 이야기들이 노출되기 시작했어요.
Q. 온라인 기반 프로젝트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게 된 과정도 궁금해요.
A. 어릴 적부터 요리를 했으니 여러 사람들이 모여 팝업 레스토랑은 더러 해보았는데, 혼자서 찻자리를 나누려니까 그건 또 무수한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고민을 하던 도중, 2030차모임인 ‘티포원클럽’ 을 통해 오프라인 행사 기회가 생겼고, 저는 채소와 차 조합으로 직접 메뉴 개발을 하고 피드백도 주고 받으면서 준비를 했습니다. 이걸 시작으로 현재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멀리 가기 위해 우리는 함께 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의 기회가 지금까지 연결되어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음식의 퀄리티, 수익화 등 실질적인 고민을 하는 단계로도 넘어가게 해주었다고 생각해요.
📒 Part 2. 사이드프로젝트가 나만의 '브랜드'가 되다
Q. SNS에 콘텐츠를 올리면서 마주한 괴리 혹은 아쉬웠던 점은?
A. 사람들에게 전달력이 좋게 정리하고 가공하여 업로드하는 것과 진짜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다른 경우도 있어요. 종종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을 때에는 독백과 같은 일기장처럼 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고요. 하지만 종종 그냥 초심의 마음을 되찾으려고 할 때도 많고, 너무 무겁게 가져가진 말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Q.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팁이 있다면?
A. 저는 좋아하는 결이나 취향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구체적이 되더라고요. 그런 취향을 중심으로 레퍼런스 아카이빙도 취미이기도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게 즐거워서 정말 많이 해요. 관련 분야의 계정들도 팔로우하고 소식을 기다리고, 브랜드의 About 부터 창립하게 된 계기나 창립한 사람들의 이야기들까지도 많이 찾아봅니다. 더불어 팔로우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팝업같이 게릴라성으로 그 브랜드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자리면 또 찾아가서 안면도 트고 서로에 대해 얘기도 하면서 세상에 제 존재를 계속 알렸어요. 네트워크를 꾸준히 해 나간거죠. 그렇게 탐색과 연결 속에서 체득된 기억들과 제가 활동해오면서 겪은 경험들을 모아서 저만의 콘텐츠가 나온 것 같아요. 저와 같은 성향이시라면 많은 레퍼런스들도 때때로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벌써 수심티하우스를 5년 이상 운영 중이신데, 지난 소회를 듣고 싶어요.
A. 저는 계획 세우는 걸 진짜 좋아하거든요. 지켜지지 않는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라기 보단, 저만의 이정표를 세우는 과정이 즐거운 편이더라고요. 근데 수심티하우스는 지금까지 계획이랑은 거리가 먼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중심으로 가지고 가고 있는 가치와 슬로건 아래에서 가지가 뻗어나가고 있더라고요. 계획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목적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움직이는 태도(실행력)와 애정어린 자세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차'하면 연세가 좀 있으시거나, 저처럼 20대 초반부터 좋아하는 분들이 주변에 드물잖아요. 그래서 늘 경험이 부족하고 어리다고만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가진 열정을 어필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회사가 아닌 저만의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생기고, 또 그것을 운영하는 저 자체에 대한 포트폴리오도 쌓여가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가진 관계들을 넘어 주변 관계에서도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작년에 서촌에서 진행했던 차 행사의 경우에는 이전에 협찬 받았던 브랜드에게 제가 먼저 제안서를 보내 콜라보를 하기도 했고, 공간 대여를 위해 체험단 선정 신청했으나 기간이 안 맞아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공간측의 니즈와 제가 내드릴 수 있는 시너지를 담은 메세지를 보내 결국 추가 선정으로 진행되어 행사를 진행했어요. 이처럼 나의 관심과 열정을 다른 사람에게 어필하는 것이 제 개인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문쥬빌레님의 넥스트 스텝이 궁금합니다.
A. 차와 건강, 웰니스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더 큰 브랜드와 함께 콜라보도 진행하고 싶고, 영화나 음악 등처럼 문화예술과도 연결되어 풀어보고 싶고, 앞으로 건강함을 일상 속에 둘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건강함을 선물하는 사람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Part 3. 인터뷰를 통해 찾은 힌트 & 나의 NEXT
나의 관심을 주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적극적인 태도, 행동하는 실행력이 그동안 수심티하우스와 문쥬빌레님을 이끌어온 요인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수심티하우스 프로젝트가 그저 사이드프로젝트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문쥬빌레님의 차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에서 시작했다는 진정성이 오롯이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신뢰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쏟아지는 온라인 콘텐츠 속에서 수심티하우스를 보면 진짜를 찾은 것 같은 편안함을 넘어 안도감까지 드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이러한 방향성이 제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해서, 현재 내 위치에서 급하게 무언가를 쫓으려 하지 않고 차근차근 내 취향, 내가 원하는 것을 다시 다듬어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무엇이든 '나'로부터 시작하는 근본있는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는 깨달음이 들었던 인터뷰였습니다.
그리고 원래 차에 흥미가 있었던 사람이 아닌데, '차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고, 차를 내리는 동안의 시간은 온전히 나에게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하는 시간'이라는 문쥬빌레님의 말씀이 차라는 세계에 대한 관심을 열어줬어요. 음식과 티 페어링을 통해 나만의 공간을 창조하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개인의 정체성과 취향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nterviewer & Editor | 파인더 시는지
"환경에 진심인 지속가능성 큐레이터"
본업은 국제금융기구에서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들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경제성장을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정책을 분석하고 컨설팅하는 '환경 컨설턴트'로 일했습니다. 주로 폐기물, 플라스틱을 다뤘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국제기구에서 글로벌하게 일하는 것이었고, 커리어에서 한 우물만 파며 살았습니다. 제 일을 너무 사랑했고, 이 일은 곧 자아실현의 도구이기도 해서 일과 함께 인간 시는지가 성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일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열정 외에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작년부터 인생의 실험을 시작하며 갭이어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는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지속가능성 큐레이터'로 새로운 길을 찾았어요. 앞으로도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브랜드를 디깅하고, 이들에 관한 정보를 제 인스타그램을 통해 큐레이션하는 활동을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시는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arrotganggg_/
✳[파인더스 인터뷰집]이란?
나다운 일과 삶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파인더스클럽'에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인터뷰위크'에서 오고 간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나의 탐구 주제를 이미 경험해봤거나, 힌트를 줄 수 있을 것 같은 파인더를 찾아 1:1 인터뷰를 진행한 후 정리해둔 소중한 기록을 공유합니다.
파인더 인터뷰집에 등장하는 파인더들처럼, 다양한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어 나다운 일과 삶을 찾아나가보고 싶다면🍀파인더스클럽 시즌2 사전 알림을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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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더스클럽 자세히 보기: https://yozmsa.com/community
사이드프로젝트로 퍼스널브랜딩 시작하기
❇Interviewer | 파인더 시는지
❇Interviewee | 파인더 문쥬빌레
안녕하세요, 환경에 진심인 지속가능성 큐레이터 '시는지'입니다. 본업은 국제금융기구에서 일하는 환경 컨설턴트인데 작년부터 갭이어를 가지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내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회사 밖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사이드잡인 '지속가능성 큐레이터'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시는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arrotganggg_/
그 과정에서 '사이드프로젝트를 통해 나를 어떻게 퍼스널브랜딩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자신의 삶과 사이드프로젝트가 별개가 아닌, 자신의 삶에 브랜드가 스며들어 그 자체로 퍼스널브랜딩을 이뤄내고 있는 파인더 문쥬빌레의 이야기를 발견했어요. 문쥬빌레님이 운영 중인 '수심티하우스 프로젝트'와 티(tea)에 대한 진정성에 관심이 갔고, 어떻게 브랜딩을 해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듣고 싶었어요.
인터뷰이 '문쥬빌레'는 어떤 사람인가요?
본업은 2년 차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고, 사이드프로젝트로 '방구석차실 - 수심티하우스'를 운영 중이에요. 고등학교 때부터 8년 이상 요리를 해와서 세계대회, 국제대회 수상 경력도 있고 국가공인자격증도 있어서, 지난 경력을 살려 수심티하우스를 통해 채소로 만든 티푸드와 티를 조화롭게 소개하는 티페어링 디렉터라는 부캐를 확장시키고 있어요. 차 한 잔에서 시작된 자기 발견과 브랜딩으로, 추후 웰니스브랜드 창업을 목표로 두고 있는 문쥬빌레님의 여정을 함께 돌아봤어요.
■'수심 티하우스' 브랜드 페이지 https://marred-market-628.notion.site/SOOSIM
■'수심 티하우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oosim_teahouse/
🔖 인터뷰 1분 요약
📒 Part 1. 취미로 새로운 부캐 만들기
Q. 수심티하우스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제주도 인턴생활을 위해 한 달을 머무르면서 쉬는 날마다 티하우스를 찾아가고 요가를 하러 다녔어요. 서울에 올라와서도 차를 마시러 다니고 싶은데 좋은 공간이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주변에 차를 좋아하는 또래 친구도 없었고요. '이렇게 좋은데 왜 다들 모를까! 왜 없을까!' 하면서 그냥 가볍게 만들었던 계정이 시작이었어요. 차를 마시는 순간을 기록하고 나누는 계정의 의미로는, “푸른 빛의 자유로움 속, 당신의 깊이로 헤엄치는 시간” 이에요. 차도 물과 같은 존재 잖아요, 그래서 차를 마시는 순간 동안은 나만의 상태와 마음에 집중하면서 자유롭게 향유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게 수심티하우스의 시작이었어요.
Q. '차(tea)'라는 취미를 어떻게 개인 프로젝트로 발전시킬 수 있었나요?
A. 에너지의 기복이 있는 어린 시절의 저였는데, 좋은 기운을 유지시켜줄 수 있던 장치가 차였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점점 차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있거나 다도구를 사용하거나 하면서 찻집 탐방도 하고, 브랜드도 경험하러 다녔어요. 차는 정적인 것이라 생각했는데 색감, 맛, 향 등 다양성에 큰 매료가 되더라고요. 각종 티클래스도 찾아다니고 티 소믈리에 자격증도 취득하면서 기본적인 개념과 지식을 쌓아갔어요.
Q. 클래스 참여, 자격증 취득 외에 또 다른 활동을 경험하신 게 있나요?
A. 티하우스에서 차를 설명하고 고객을 응대하며 깊이 알고 싶어서 파트타임을 지원했는데, 너무 합격하고 싶어서 면접 때 ppt를 만들어갔어요. 지나고 보면 순간마다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티 오마카세, 티코스 업장, 티캡슐제조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브랜드와 콜라보, 메뉴개발, 인터뷰, 잡지촬영, 팝업행사, 국가대표 소믈리에 경기대회 티부문 결선까지 진출했어요. 부상 때문에 출전이 어려웠지만, 이 모든 경험들이 차에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든 길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파트타임 때는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모습마저 스스로가 너무 행복했거든요. 그 정도로 순간 순간을 차를 사랑했고, 더불어 티하우스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손님들까지 모두 비슷한 결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Q. 수심티하우스를 사람들에게 노출시킨 방법은?
A. 고유의 이름을 붙인 것들이 시작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차가 너무 좋으니까 이제 찻집뿐만이 아니라 하나씩 구매해서 집에서 마시기 시작한 ‘방구석 차실’ 이 그 시작을 끊었었죠. 어머니가 아프셨어서 어릴 적부터 건강의 소중함과 연결된 삶을 살아온 배경이 있거든요. 오랜 시간 요리를 공부해온 터라 이것들을 모두 결합해서 인스타그램에 #소영_채소일상으로 채소 음식을 자주 만들어 먹곤 했는데, 이걸 차와 함께 페어링하는 저만의 찻자리를 만들었어요. 수심티하우스 하면 ‘방구석차실’, ‘채소티푸드 페어링’ 의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작은 특색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아이덴티티가 생기니까 브랜드 협찬(차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브랜드들 또한)이나 콜라보도 들어오고, 제가 가진 가치로 차를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곤 했어요. 그러면서 인터뷰도 하고, 메뉴 개발자로서 잡지 촬영도 하구요, 점점 세상에 이야기들이 노출되기 시작했어요.
Q. 온라인 기반 프로젝트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게 된 과정도 궁금해요.
A. 어릴 적부터 요리를 했으니 여러 사람들이 모여 팝업 레스토랑은 더러 해보았는데, 혼자서 찻자리를 나누려니까 그건 또 무수한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고민을 하던 도중, 2030차모임인 ‘티포원클럽’ 을 통해 오프라인 행사 기회가 생겼고, 저는 채소와 차 조합으로 직접 메뉴 개발을 하고 피드백도 주고 받으면서 준비를 했습니다. 이걸 시작으로 현재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멀리 가기 위해 우리는 함께 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의 기회가 지금까지 연결되어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음식의 퀄리티, 수익화 등 실질적인 고민을 하는 단계로도 넘어가게 해주었다고 생각해요.
📒 Part 2. 사이드프로젝트가 나만의 '브랜드'가 되다
Q. SNS에 콘텐츠를 올리면서 마주한 괴리 혹은 아쉬웠던 점은?
A. 사람들에게 전달력이 좋게 정리하고 가공하여 업로드하는 것과 진짜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다른 경우도 있어요. 종종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을 때에는 독백과 같은 일기장처럼 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고요. 하지만 종종 그냥 초심의 마음을 되찾으려고 할 때도 많고, 너무 무겁게 가져가진 말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Q.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팁이 있다면?
A. 저는 좋아하는 결이나 취향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구체적이 되더라고요. 그런 취향을 중심으로 레퍼런스 아카이빙도 취미이기도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게 즐거워서 정말 많이 해요. 관련 분야의 계정들도 팔로우하고 소식을 기다리고, 브랜드의 About 부터 창립하게 된 계기나 창립한 사람들의 이야기들까지도 많이 찾아봅니다. 더불어 팔로우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팝업같이 게릴라성으로 그 브랜드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자리면 또 찾아가서 안면도 트고 서로에 대해 얘기도 하면서 세상에 제 존재를 계속 알렸어요. 네트워크를 꾸준히 해 나간거죠. 그렇게 탐색과 연결 속에서 체득된 기억들과 제가 활동해오면서 겪은 경험들을 모아서 저만의 콘텐츠가 나온 것 같아요. 저와 같은 성향이시라면 많은 레퍼런스들도 때때로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벌써 수심티하우스를 5년 이상 운영 중이신데, 지난 소회를 듣고 싶어요.
A. 저는 계획 세우는 걸 진짜 좋아하거든요. 지켜지지 않는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라기 보단, 저만의 이정표를 세우는 과정이 즐거운 편이더라고요. 근데 수심티하우스는 지금까지 계획이랑은 거리가 먼 프로젝트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중심으로 가지고 가고 있는 가치와 슬로건 아래에서 가지가 뻗어나가고 있더라고요. 계획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목적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움직이는 태도(실행력)와 애정어린 자세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차'하면 연세가 좀 있으시거나, 저처럼 20대 초반부터 좋아하는 분들이 주변에 드물잖아요. 그래서 늘 경험이 부족하고 어리다고만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가진 열정을 어필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회사가 아닌 저만의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생기고, 또 그것을 운영하는 저 자체에 대한 포트폴리오도 쌓여가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가진 관계들을 넘어 주변 관계에서도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작년에 서촌에서 진행했던 차 행사의 경우에는 이전에 협찬 받았던 브랜드에게 제가 먼저 제안서를 보내 콜라보를 하기도 했고, 공간 대여를 위해 체험단 선정 신청했으나 기간이 안 맞아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공간측의 니즈와 제가 내드릴 수 있는 시너지를 담은 메세지를 보내 결국 추가 선정으로 진행되어 행사를 진행했어요. 이처럼 나의 관심과 열정을 다른 사람에게 어필하는 것이 제 개인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문쥬빌레님의 넥스트 스텝이 궁금합니다.
A. 차와 건강, 웰니스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더 큰 브랜드와 함께 콜라보도 진행하고 싶고, 영화나 음악 등처럼 문화예술과도 연결되어 풀어보고 싶고, 앞으로 건강함을 일상 속에 둘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건강함을 선물하는 사람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Part 3. 인터뷰를 통해 찾은 힌트 & 나의 NEXT
나의 관심을 주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적극적인 태도, 행동하는 실행력이 그동안 수심티하우스와 문쥬빌레님을 이끌어온 요인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수심티하우스 프로젝트가 그저 사이드프로젝트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문쥬빌레님의 차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에서 시작했다는 진정성이 오롯이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신뢰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쏟아지는 온라인 콘텐츠 속에서 수심티하우스를 보면 진짜를 찾은 것 같은 편안함을 넘어 안도감까지 드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이러한 방향성이 제가 지향하는 바와 일치해서, 현재 내 위치에서 급하게 무언가를 쫓으려 하지 않고 차근차근 내 취향, 내가 원하는 것을 다시 다듬어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무엇이든 '나'로부터 시작하는 근본있는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는 깨달음이 들었던 인터뷰였습니다.
그리고 원래 차에 흥미가 있었던 사람이 아닌데, '차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고, 차를 내리는 동안의 시간은 온전히 나에게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하는 시간'이라는 문쥬빌레님의 말씀이 차라는 세계에 대한 관심을 열어줬어요. 음식과 티 페어링을 통해 나만의 공간을 창조하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개인의 정체성과 취향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nterviewer & Editor | 파인더 시는지
"환경에 진심인 지속가능성 큐레이터"
본업은 국제금융기구에서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들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경제성장을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정책을 분석하고 컨설팅하는 '환경 컨설턴트'로 일했습니다. 주로 폐기물, 플라스틱을 다뤘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국제기구에서 글로벌하게 일하는 것이었고, 커리어에서 한 우물만 파며 살았습니다. 제 일을 너무 사랑했고, 이 일은 곧 자아실현의 도구이기도 해서 일과 함께 인간 시는지가 성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일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더라고요. 열정 외에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작년부터 인생의 실험을 시작하며 갭이어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는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지속가능성 큐레이터'로 새로운 길을 찾았어요. 앞으로도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브랜드를 디깅하고, 이들에 관한 정보를 제 인스타그램을 통해 큐레이션하는 활동을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시는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arrotganggg_/
✳[파인더스 인터뷰집]이란?
나다운 일과 삶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파인더스클럽'에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인터뷰위크'에서 오고 간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나의 탐구 주제를 이미 경험해봤거나, 힌트를 줄 수 있을 것 같은 파인더를 찾아 1:1 인터뷰를 진행한 후 정리해둔 소중한 기록을 공유합니다.
파인더 인터뷰집에 등장하는 파인더들처럼, 다양한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어 나다운 일과 삶을 찾아나가보고 싶다면🍀파인더스클럽 시즌2 사전 알림을 신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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