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은 어떻게든 함께 일한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조직에 속해서 일하고 계신가요? 조직에 속하지 않고 저희처럼 프리워커로 일하지만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꾸려서 일하는 분도 계실거고요. 혹은 프리워커로 시작해 성장하며 새로운 조직을 꾸리기 시작한 분도 계실 것 같아요. 그만큼 지금 이 시대가 각자도생을 이야기하는 세상이지만, 조직에 속해있든 독립적으로 일하든 결국 우리든 어떻게든 ‘함께’ 일해야만 합니다. 팀을 이뤄 일해야 하죠.
요즘 저희의 고민은 어떤 사람들과 어떤 방식으로 어떤 팀을 꾸릴 것인지에 있어요. 요즘사를 만들고 있는 구백킬로미터는 2016년 말부터 제가 혼자서 거의 주도적으로 이끌어오면서, 프로젝트에 따라 백구씨와 함께 하기도 하고 외부 디자이너나 영상작업자 혹은 포토그래퍼와 팀을 꾸려 일해왔어요. 그러다 작년 5월 백구씨가 퇴사를 하면서 완전체 팀으로 일한 지 이제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둘이 되니 혼자일 때보다는 더 집중력 있게 일할 수 있긴 하지만,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있잖아요.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함께 할 동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좋은 동료를 찾고, 혹은 좋은 조직에 들어가 그 일원이 되는 일 우리가 일을 하는 한 필요하고 또 중요한 일이죠.
#더 나은 팀이란 - 책 이야기
그런데 어떤 게 좋은 팀이고 좋은 조직일까요? 어떻게 해야 우리와 잘 맞는 좋은 동료를 만날 수 있고, 개인들은 자신에게 잘 맞는 조직을 찾을 수 있을까요? 또 그 개인들이 모여 어떤 문화를 만들어야 좋은 팀이 되는 걸까요? 생각해보면 좋은 그림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저만 해도 과거에 경험한 대부분의 조직문화가
많이 낡아있기 때문일 거예요.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더 나은 차원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의 형태와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고, 요즘 시대에는 조직에 속하지 않고서도 개인들이 자신만의 일로 먹고살기 좋은 시대잖아요.
[요즘 이직률]
이직 경험이 있다 46%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21)
두 번 이상 이직 경험 있다 55.5%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21)
MZ세대 1년 미만 퇴사율 평균 23.2% (사람인, 2021)
평생 직장이 없는 시대라고 하죠. 요즘처럼 이렇게 이직하는 사람이 많아진 건 개인들도 한 곳에서 오래 머물기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자아실현도 할 수 있는 조직을 찾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회사들도 과거의 방식으로는 좋은 인재를 붙잡아둘 만한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좋은 조직, 좋은 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해외 사례들을 좀 볼까요? 요즘 우리 일상에 없어서는 안될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파격적인 기업문화로 유명하죠. 넷플릭스 기업문화를 직접 만든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와 비즈니스 문화를 연구하는 에린 마이어가 공동으로 집필한 책 <규칙없음>을 보면 넷플릭스가 동료를 찾고 조직을 유지시키는 방식에 대해 알 수 있어요. 제목처럼 ‘규칙 없음'이 규칙인 회사입니다. 요즘 콘텐츠 회사 답죠. 규칙이 없다는 건 이런 거예요. 컨펌 없이 얼마든지 휴가를 갈 수 있고, 출장비에 리미트도 없어요. 직급이 낮은 사원이라도 몇백만달러짜리 계약도 스스로 결정해서 진행하죠.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요. 넷플릭스에 이득이 되는 방향이기만 하면 됩니다.직원 하나하나가 자신의 사업을 운영하듯이 오너십을 갖고 진행합니다. 우리나라 회사에서 한때 가족같은 회사 이런 얘길 했잖아요. 넷플릭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는 가족이 될 수 없다. 회사는 프로팀이다.”
그렇다고 좋은 면만 있는 건 아니죠. 최고의 인재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 고용 안정성으로 따지면 최악의 회사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는 좋은 동료가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하는 기업이에요. 그 말은 우수한 인재만 남기겠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런 문화가 생긴 건, 헤이스팅스가 넷플릭스 초창기때 1/3정도 직원을 구조조정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성과가 좋지 않은 직원을 감원한 뒤부터 직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생산성도 올라가는 경험을 했다는 거죠. 그래서 넷플릭스는 성과가 별로인 직원은 두둑하게 퇴직금을 줘서 바로 내보낸다고 해요. 이 사람이 나가겠다고 하면 연봉을 올려서 잡을 사람인가를 보고, 그렇지 않다면 나가겠다고 하기 전에 먼저 내보내는 거죠. 대신 남아있는 우수한 인재들에게는 항상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줍니다. 직원이 연봉협상 때 부른 연봉보다 오히려 넷플릭스에서 연봉을 더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이게 바로 넷플릭스가 우수한 인재들로만 조직을 유지하는 방식이고, 한 명 한 명의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반면에 완전히 정반대의 사례들도 있어요. 미국 저널리스트 대니얼 코일이 쓴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는 구글이나 픽사 같은 유명한 기업부터 미국 특수부대나 보석 도둑단 핑크팬더까지 말그대로 다양한 ‘팀'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들은 모두 환상적인 케미를 자랑하며 최고의 성과를 내죠. “어떤 팀은 부분의 합보다 위대해진다" 라는 말처럼 이들이 성과를 내는 방식이 넷플릭스와는 정반대입니다.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팀워크, 팀문화가 좋으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거죠. 오히려 한 명의 천재가 모두를 먹여살린다는 엘리트 신화는 사라져야한다고 말해요. 그런 천재를 찾느라 헤매기보다는, 좋은 조직문화를 잘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거죠. 좋은 팀이 되는 방법도 넷플릭스와 반대입니다. 최고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이 책에서는 안전한가라는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기술이나 경험 같은 측정 가능한 능력보다는 미세한 배려와 행동에 의해 좌우된다고 하고요. ‘구글러' ‘픽사리언' 같은 내부인을 부르는 말을 쓰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하죠. 명령을 주고 받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서로 돕고 이해하는 관계일 때 성과가 좋아진다는 거죠. 그리고 재밌었던 건, 넷플릭스에서는 성과가 조금만 좋지 않아도 바로 퇴사를 시킨다고 했는데, 이 책에 나오는 팀들은 오히려 그런 개인의 취약성을 진정성 있고 솔직하게 드러낼 때 팀워크가 좋아진다고 이야기해요.
여러분은 어떤 팀에 들어가고 싶으신가요? 반대로 내가 팀을 만든다면, 어떤 방식이 더 나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사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무엇이 더 좋은 방식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다만, 중요한 건 개인이 아니라 팀이 되더라도 ‘나다움'은 적용된다는 거예요. 팀이 됐다면 ‘우리 팀다운' 방식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더 나은 조직문화와 채용 트렌드
다행히 요즘에는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처럼 작은 조직들로부터 더 나은 방식이 시도되고 있죠. 새로운 방식으로 인재를 채용하거나, 조직 내에서도 좀 더 수평적이고 개인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진짜 일 잘하는 사람들은 회사를 나와서 자기 것을 하고 싶어하는 세상이잖아요. 마냥 높은 연봉, 정직원 같은 고용 안정성 같은 게 어떤 사람들에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어요. 점점 더 사람들은 짧게 일하더라도 서로 핏이 잘 맞고 나도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찾게 될 거예요. 저도 만약 회사에 돌아간다고 해도, 더 이상 풀타임으로 고용된 방식으로는 오히려 일하고 싶지 않거든요. 아마 저같은 사람들이 꽤 많아졌을 거예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개인들이 일방적으로 회사에 맞추기보다는, 회사가 개인들에게 커스터마이즈된 방식으로 조직문화와 채용방식을 만들어가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더 좋은 인재를 데려올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달에는요. MZ세대가 ‘일해보고 싶은 회사'들의 조직문화와 요즘 채용 방식의 트렌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 속에서 더 나은 베러노멀은 무엇일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바로 다음 주부터, 더 나은 팀이 되는 법이라는 주제로 매주 새로운 인터뷰가 공개됩니다. 특히 이번 달에는, 더 나은 방식으로 동료를 찾고 팀을 꾸리는 기업 그리고 더 나은 방식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인사담당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지금 자신에게 맞는 회사, 조직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회사 간판이나 이름이 아닌, 진짜 좋은 조직을 보는 눈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반대로 저희처럼 프리워커로 일하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팀을 꾸리려는 분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첫 동료를 찾고 팀을 꾸리면 좋을지에 대한 힌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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